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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본다'는 것에 대한 물음, 한경우의 전시를 보고..

이설희

독자투고(51)
이설희 / 이화여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재학

작년 여름 대안공간 루프에서 있었던 한경우의 개인전(2011.08.11 - 09.30)은 매우 인상 깊었다. 어쩌면 우리가 놓치고 사는 부분들, 예술을 통해 짚어주지 않으면 미처 인식하지 못할 것 같은 부분을 한경우가 꼬집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경우의 개인전은 인간이 '본다'는 것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출발하여, '본다'는 행위를 상대적인 것과 절대적인 것으로 나누어 바라보고 있었다. 나아가 한경우는 학습 된 경험을 토대로 세상을 보고 치부해버리는 안이한 현실 속에 놓인 사람들이 모든 사실을 상대적으로 간주하는 지식의 함정을 파고들고 있었다.

그 전시 덕분에 알게 된 한경우 작가가 이번 송은미술대상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소식을 접하고, 송은 아트스페이스를 찾았다. 설치작업이 주를 이루는 그의 전시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것은 대표작 〈Star Pattern Shirt〉에 나타나는 성조기와 같은 눈에 익은 이미지 때문이다. 연관성 없는 각기 다른 사물들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은 한경우가 설치해 둔 CCTV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이미지로 지각된다. 전시장에서 우리는 CCTV를 관통해 보여 지는 것과 노골적으로 설치를 접하는 우리의 시각이 보는 것 사이에 극명한 괴리감의 편차를 경험하게 된다. 그렇다면, 진실은 무엇이고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우리는 익숙한 이미지의 원천을 찾기 위해 한경우의 설치물들을 여기 저기 살피며, CCTV에 우리의 모습을 투영해본다. 〈Star Pattern Shirt〉, 〈Green House〉, 〈Triangle, Circle and Square〉와 같이 한경우의 작품 제목에는 우리들로 하여금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추측의 여지를 남기고 있었다. 〈Star Pattern Shirt〉과 같은 설치작품에서 티셔츠에 프린트 된 별 무늬가 성조기의 별 무늬로 새로운 양태를 갖춘 것처럼..

우리에게는 우리가 보는 것에 대해 그것을 진실로 믿어버리는 위험한 습관이 있다. 이러한 습관을 예술이라는 필터를 통해 낯설고 생소하게 바라보도록 유도하는 작가 한경우의 작품 앞에서 우리는 'Seeing is believing'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답을 찾는 것에 급급한 오늘날의 현실 속에서, 이번 전시는 본다는 것에 대한 믿음이 하나의 진리만이 아닌 다양한 경로를 경험하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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